전통과 현대를 잇는 도예가 조정현의 옹기이야기

“옹기에 담긴 선은 가식이 없고, 점잖고, 완벽하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빚어낸, 자연을 닮은 우리의 전통 옹기. 거칠고 투박한 듯하면서도 꾸밈없고 순박한 맛이 느껴지는 정겨운 옹기는 어느 공간에 놓이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한국 현대 도예를 이끈 1세대 도예가 조정현은 우연히 옹기를 마주하고 그 조형성과 과학적 실용성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꼭 필요한 존재였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옹기의 미학과 그 아름다운 심성에 감명받아 전국에 있는 옹기를 찾아 나섰다. 이 책에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조정현이 옛 가옥, 사찰, 농가 등에서 만난 다양한 옹기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또한 그가 발표한 몇 편의 글을 수록하여 옹기의 어의(語義)부터 소성법, 종류, 도자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으며, 옹기를 향한 열정과 애정을 담아 옹기를 주제로 제작한 조정현의 도자 소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옹기의 우수성과 실용성,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되며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의 옹기 문화를 되살리고 보존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